알림

    공지사항

      T 접목한 자동화 시설로 살찌는 축산 농장들
      • 작성일2012/05/11 00:00
      • 조회 7,117
      센서와 무선통신 기능 장착된 ‘우보 시스템’ 등 도입해 수익 증대…노동력 줄이고도 낙농 규모 키울 수 있어 최근 축산농가에 최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축산 자동화 시설이 한창 가동 중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우보(牛步) 시스템이다. 센서와 무선통신 기능이 장착된 일명 만보계이다. 암소에게 만보계를 착용시킨 후 걸음 패턴의 변화를 파악함으로써 발정기를 진단하는 시스템으로, 수태하지 않은 소의 시간당 걸음 수를 조사해 자동적으로 발정했는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소의 임신 가능 기간을 문자메시지•이메일 등으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이다. ‘만보계’처럼 운동량 변화 통해 발정기 파악해 수태율 높여 봄이 오면 동물들이 갑자기 난폭해진다. 발정기 때문이다. 평소에 온순하던 사슴은 발정기가 되면 소리를 지르고 사람을 덮치기도 한다.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월경을 할 때 여성 호르몬의 농도 변화에 따라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이유와 같다. 동물들의 발정기는 대개 봄이나 여름이다. 그때 새끼를 가져야 먹이가 많을 때 키울 수 있다. 가을에 새끼를 가지면 겨울을 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가을이 되면 동물들에게서 이성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동물이 발정기에 이르면 여러 징후를 나타낸다. 오랑우탄과 침팬지들은 엉덩이가 빨갛게 부어오르는가 하면, 개의 경우 음부가 부어오르면서 출혈을 하고, 소는 평소보다 걸음 수가 증가한다. 이러한 발정 징후는 호르몬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오랑우탄이나 개의 징후는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발정기를 쉽게 알 수 있지만, 걸음 수가 2~4배 빨라지는 소의 경우는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소의 경우도 질로부터 맑은 점액이 흐르고 외음부가 붓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나타내 소리를 지르기 때문에 발정 여부를 판단할 수는 있다. 하지만 수십 마리 이상의 암소를 기르는 전업 농가에서 관찰을 통해 일일이 발정 여부를 판단해 적기에 수정을 시키는 것은 대단히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특히 낙농업은 시간에 맞춰 젖을 짜야 하기에 발정기에 맞춰 수정시키는 일이 농•축산업의 여러 분야 가운데 힘이 가장 많이 든다. 따라서 실제로 사람의 관찰로 소의 발정을 발견해내는 비율은 평균 58%에 불과하다. 암소의 평균 발정 주기는 20~21일이다. 그 하루 중 가임 시간은 16시간뿐이고, 발정은 주로 오후 6시에서 오전 6시 사이의 어두운 시간에 많이 발현되어 발정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발정기가 지나가 수정에 실패하면 다시 21일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송아지 한 마리 가격을 고스란히 날릴 뿐 아니라 번식 간격이 길어진 만큼 사료값 등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 따라서 정확한 발정기를 파악해 수태율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보계는 이런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준다. 소의 발목에 만보계를 채우면 발정한 소를 발견하는 비율이 거의 100%에 가깝다. 한밤중에 발생하는 발정 시기도 파악할 수 있다. 비록 가임 시간이 16시간으로 짧지만 가임 시간 7시간 전에 알려주기 때문에 미리 대비할 수 있다. 홀스타인 젖소는 발정 개시 4시간 이내에 인공 수정을 하면 수태율이 43%, 4시간 이후 12시간까지는 51%, 12시간 이후 16시간까지는 46%의 수태율을 보인다. 이 또한 발정 여부를 좀 더 빨리 알아야 하는 이유이다. 만보계는 발정뿐 아니라 수태율, 분만 간격(최종 분만 일시), 임신 감정까지도 체크해준다. 만보계의 송신기를 통해 걸음 수에 대한 정보가 수신기로 수집되고, 수집된 정보는 매 시간 한국후지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센터로 보내져 과학적으로 분석된다. 분석된 걸음 수 정보는 목장 주인의 PC와 휴대전화에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축산 농가의 노동력을 줄여줄 뿐 아니라 목장 주인이 마음 놓고 외부에서 다른 업무를 볼 수 있게도 해준다. 100% 가까운 발정 발견율은 매출을 증대할 수 있는 큰 수확이다. 번식률이 높을수록 매출은 상승하기 마련이다. 이전에는 소의 임신 가능 기간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평균 14개월 주기로 번식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우보 시스템을 이용해 이를 12개월로 단축하면 2개월분의 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한국후지쯔측은 가임 암소를 50마리 보유한 농가를 기준으로 할 때 연간 1천3백만원의 소득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국내 최초로 우보 시스템을 도입한, 암소 1백20마리를 키우는 한창목장은 연간 3천여 만원 이상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일본은 2004년부터 우보 시스템을 도입해 현재 연간 약 5백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경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젖소에 자동 착유 시스템 달아 젖소 건강 관리까지 ‘일석삼조’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산하 축산자원개발부에서는 무선 주파수 인식(RFID) 기술을 이용한 ‘발정 알림이’가 가동되고 있다. 만보계의 원리처럼 발정기가 되면 소가 뒷다리에 힘을 준다는 것에 착안해 만든 것이다. 뒷다리에 붙은 센서에 충격이 가해지면 자동으로 알림판에 해당 젖소의 번호가 뜨기 때문에 관리하기 쉬워진다. 또, 축산자원개발부에는 젖소의 젖을 자동으로 짜는 자동화 시설이 갖춰져 있다. 젖소를 사료로 유인한 뒤 사료를 먹는 동안 자동으로 젖을 짜는 ‘자동 착유 시스템’이 그것이다. 소젖을 짜는 착유기가 달린 로봇 팔이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움직여 자동으로 젖을 짠다. 보통 일반 축산 농가에서는 노동력이 부족해 하루 두 차례만 젖을 짤 수 있다. 하지만 로봇 착유기는 시간에 관계없이 언제든 자동 착유를 할 수 있어 젖소가 불규칙적인 착유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뿐더러 수시로 젖을 짤 수 있어 젖의 양이 많아진다. 새벽 시간에도 착유가 가능한데, 자정부터 새벽 4시 사이에 짠 우유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성분이 기존 우유보다 최고 3~4배 많이 함유되어 있어 기능성 우유로 분류된다. 로봇 착유기를 설치한 농가 중 젖소 능력 검점을 받은 1백47마리에 대해 로봇 착유기 설치 1년 전 산유량(30.4kg/두/일)과 설치 후 1년의 산유량(34.3kg/두/일)을 비교한 결과 산유량이 한 마리당 하루 3.9kg 증가했다. 그만큼 경제적 수익이 크다는 얘기이다. 이때 목에 건 RFID를 통해 각 젖소가 하루 몇 번 젖을 짰는지, 원유의 상태는 어떤지 등이 나타난다. 젖소의 고유 일련번호, 무게, 1일 착유량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일일 최대 착유량(체중의 23%)을 넘어서면 젖소가 아예 착유 시스템에 들어올 수 없다. 착유기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자동 위치 인식 기술도 담겨 있어 모든 정보가 컴퓨터로 전송되기 때문에 안방에서도 젖소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무인 자동으로 착유하는 자동 착유 시스템을 이용하는 경우 노동력이 획기적으로 줄고 젖소의 건강을 관리하는 일까지 가능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다만 아직 가격이 비싼 것이 걸림돌이다. 영세 농가들이 축산 자동화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으로 만보계, 발정 알림이, 자동 착유 시스템, 동물 음성 번역 시스템 같은 축산 자동화 체계가 하루빨리 구축되어 우리 축산 농가에 큰 힘이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57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