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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값•환율 ‘들썩’…사료업계, 값인상 저울질
- 작성일201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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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국제곡물가격과 환율이 계속 급등세를 보이자 사료업계가 사료 판매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해도 이를 그대로 판매가에 반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축산물 생산비에서 사료비 비중은 축종에 따라 40~60%에 이른다.
◆국제곡물값•환율 강세 지속=미국과 남미•유럽의 기상악화로 인한 작황 부진, 바이오에너지용 곡물 수요 증가가 맞물려 대두와 옥수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두 국제가격(4월25일 기준)은 1t당 617달러로 지난해 12월의 474달러보다 30.2%나 급등했다. 옥수수도 같은 기간 동안 259달러에서 270달러로 4% 올랐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상승세가 세계 곡물 재고량 감소 등으로 인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재홍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은 “국제곡물가격이 2~6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6월 이후 국내 사료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농협사료에 따르면 사료 가격에서 수입곡물의 원료비 비중은 72%에 달한다.
환율도 큰 복병이다. 환율은 지난 1년 동안 1달러에 40여원 상승했다. 게다가 최근 유럽의 외환위기 등으로 환율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다. 이영일 농협사료 외자구매부장은 “통상 1달러당 환율이 10원 오르면 사료값이 0.5~0.6% 오른다”면서 “곡물 가격보다 환율 상승이 더욱 큰 인상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료업계 동향은=가격 인상에 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사료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제곡물가격 상승과 연동해 사료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농가의 민감한 반응과 업체간 과열경쟁 때문에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사료업계 3위인 하림그룹의 한 관계자는 “기본 입장은 생산성 향상과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원가 상승요인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것”이라면서도 “인상 여부는 원가 인상 압박강도와 하반기 국내 상황 등을 종합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사료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는 농협사료는 가격 인상에 더욱 신중한 입장이다. 농가에 미치는 파장과 국내 민간사료에 대한 가격 견제 기능이 크기 때문. 이에 따라 올해 가격 인상은 자제하되, 불가피한 경우 인상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인상폭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옥수수•대두 등을 선물거래(현재 시점에서 3개월 또는 6개월 후에 상품 인도와 대금 결제 실행을 계약하는 거래방식)를 통해 상당 부분 구매해 놓은 상태다. 농협사료 관계자는 “사료 가격 인상요인이 다소 발생하더라도 원가 절감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 사료값 안정과 농가 생산비 경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순찬 한국사료협회 기획조사부장은 “판매경쟁이 치열해 매년 30% 내외의 농가들이 가격 조건에 따라 구매업체를 바꾸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민간사료업체들은 쉽게 가격 인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다른 업체에 앞서 가격을 올리기는 더욱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근본적 대책 나와야=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사료 가격 안정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사료 가격 인상은 물가 상승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정부당국은 사료업체에 대한 원료 구매자금 지원 확대와 사료가격안정기금 조성 등 사료 가격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www.nongmin.com/cow/ar_detail.htm?ar_id=202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