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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팩 일반 폐지와 함께 버리면 “아니아니 아니되오~!”
- 작성일2012/05/11 00:00
- 조회 6,863
[서울] 바쁜 아침, 밥을 챙겨 먹자니 시간이 없고 안 먹자니 오전 수업시간에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가 난감한 김주현(22)씨는 인터넷에서 박스 채 주문한 두유를 하나 꺼내들고 학교로 향한다.
“학교 가는 길에 두유에 빨대를 꽂아 마시고 건물 입구에 설치돼있는 종이 분리수거 쓰레기통에 넣어요. 두유 팩도 종이니까 거기 버리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 했어요.”
그런데 주현 씨가 종이 분리수거 통에 넣은 두유 팩은 재활용되지 못한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종이팩은 일반 종이쓰레기와 분리 배출돼야 재활용이 가능하다. 다른 종이와는 달리 종이팩에는 방수코팅이 돼있어 처리과정에서 제대로 용해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용해되지 못한 종이팩은 폐기물로 배출된다. 실정이다. 실제로 금속캔, 페트병 등 타 포장재는 약 75%의 수준으로 재활용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종이팩의 경우 약 30%만 재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종이팩을 분리수거해 배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종이팩 재활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쓰고버린 종이팩을 화장지로 돌려주는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종이팩은 연간 6.5만톤으로 ‘종이팩-화장지 교환 캠페인’을 통해 종이팩 재활용율이 향상되면 연간 약 650억 원의 펄프 수입대체 효과가 창출된다. 이는 천연펄프의 수입감소 효과로 이어져 외화절감 효과까지 가져올 수있다.
또 종이팩의 재활용이 이뤄지면 20년생 나무 130만 그루를 심는 효과가 발생한다. 지구온난화 예방을 위한 녹색생활의 작은 실천인 셈이다.
종이팩 분리배출은 간단하다. 우유나 주스 또는 두유 등의 종이팩 용기를 잘 씻어서 말린 다음 차곡차곡 쌓아 가까운 주민센터로 가져다주면 된다. 주민센터에서는 종이팩의 무게를 달아 약 1kg당 화장지 1롤을 제공한다. 이 화장지는 친환경 재활용 화장지로 가정에서 쓰기에 충분한 품질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200ml의 경우 100매, 500ml의 경우 55매, 1000ml의 경우 35매 당 화장지 1롤이 제공된다.
직접 종이팩을 모아 부산시 금정구 부곡 3동의 주민센터를 찾아가 봤다. 주민센터의 직원에게 종이팩-화장지 교환을 하러 왔다고 하자 친절한 안내가 이어진다. 일단 종이팩을 모아온 것을 무게를 달고 무게에 따라 화장지를 지급해준다. 이 때 종이팩을 모을 수 있는 종이봉투를 하나 제공해 주는데 배부받은 종이봉투를 가득 채우면 약 2kg의 종이팩이 모아진다는 안내가 이어졌다.
서울시 금정구 부곡3동 주민센터 직원은 “아직은 참여율이 그리 높지는 않다. 한 달에 3~4분께서 찾아오신다.”며 “제도에 대한 인식이 좀 더 높아지면 참여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정구 청소행정과 담당직원은 “인근의 주민센터를 찾으면 교환이 가능하지만 혹시나 화장지 재고가 남아 있지 않는 곳도 있으므로 방문하기 전에 전화로 화장지 재고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종이팩자원순환협회 권혁찬 과장은 “현재 시중이 판매되는 종이팩 음료에 권장사항으로 종이팩 분리수거에 대한 홍보를 하고 있다.”며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상품에 분리수거를 안내해 참여를 높이고 있다. 현재 20여개의 지자체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고, 앞으로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장지 1롤의 가격을 두고 보았을 때 종이팩을 모으는 수고로움에 비해 눈에 띄는 경제적 혜택을 얻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래의 환경을 생각할 때 우리의 작은 녹색 실천으로 자원을 다시 사용함으로써 얻는 사회적 가치는 실로 막대하다.
오늘부터라도 마시고 난 뒤의 종이팩을 구겨서 종이분리수거 함에 넣을 것이 아니라 1분만 투자해 잘 씻어 차곡차곡 모아보자. 잠깐의 실천이 미래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환경의 혜택으로 돌아올 것이다.
정책기자 김수정(대학생) moduenjo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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